
유종인 시인 1968년 경기도 인천시에서 태어나 시립인천전문대학(현 인천대학교 제물포캠퍼스)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문예중앙》에 시 〈화문석〉 외 9편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200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부문에 당선되었다. 시집으로 『아껴 먹는 슬픔』, 『교우록』, 『수수밭 전별기』, 『사랑이라는 재촉들』, 『양철지붕을 사야겠다』가 있다. 지훈문학상, 송순문학상, 지리산문학상, 백교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하였다. 궁합 / 유종인 세상에 나와 맞는 게 정말 있을까/ 때 아닌 걱정을 하게 됐을 때/ 전통 정원 뒤편의 대숲이 눈에 들어찬다/ 바람에 비스듬히 누웠다/ 다시 일어서는 푸르른 마디들/ ..

박관서 시인 1962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조선대 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목포대 교육학과 박사과정 수료. 1996년 《삶 사회 그리고 문학》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철도원 일기』와 『기차 아래 사랑법』, 『광주의 푸가』가 있다. 제7회 윤상원문학상, 2014 도라지문학상 수상. 가거도行(행) / 박관서 밀려난 꿈은 가장자리가 가장 깊다/ 사는 일에 목을 걸고 맴을 돌다/ 국토의 맨 끝 가거도에 이르러/ 이웃 나라 닭 울음에 귀 기울이고 있는/ 녹섬 앞 둥구회집 평상에 앉아/ 검정 보리술로 목을 헹구면/ 박혀 있던 낚시미늘마저 따뜻해진다/ 밤 깊은 동개해변 찰랑거리는/ 둥근 달빛에 젖어 흠뻑/ 사는 일 흔적도 없이 지워져/ 남의 나라 남의 일이 될 즈음에야/ 새로워진 나를 만난다 스스로 깊어진..

정윤천 시인 1960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났다. 광주대학교를 졸업하였고, 199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1991년 《실천문학》 여름호에 작품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 『흰 길이 떠올랐다』,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 『구석』 등이 있다. 2011 천태산 은행나무문학상, 제13회 지리산문학상 수상. 계간 《시와사람》 편집 주간 역임, 제주도 ‘제주유람선’ 홍보이사. 발해로 가는 저녁 / 정윤천 발해에서 온 비보 같았다 내가 아는 발해는 두 나라의 해안을 기억에 간직하고 있었던 미쁘장한 한 여자였다 마을에서는 유일하게 자전거를 다루어 들을 달리던 선친의 어부인이기도 하였다 학교 가는 길에 들렀다던 일본 상점의 이름들을 사관처럼 늦게까지 ..

성윤석 시인 1966년경상남도 창녕군에서 태어났으며, 경남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묘지 관리 일을 했고, 1999년부터 서울에서 벤처기업 운영을 하다가 실패했다. 2013년 5월부터 한 해 동안 마산 어시장에서 명태 상자를 나르기도 했다. 1990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극장이 너무 많은 우리 동네』, 『공중 묘지』, 『멍게』, 『밤의 화학식』이 있다. 제3회 박영근작품상, 제4회 사이펀 문학상, 2020년 김만중문학상 시·시조부문 대상을 받았다. 척(尺) / 성윤석 고작 수십 년 뒤에 아무 가치도 없을/ 것들을 위해 전철을 타고 화를 내고 울고/ 고작 몇 달 뒤면 아무 마음도 없을/ 일에 먼 곳까지 가고 가지 않고/ 아니 눈 한번 질끈 감을 사이/ 잊혀져 버릴 나의 것들..

박상률 시인 1958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였다. 1990년 《한길문학》에 시를, 《동양문학》에 희곡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진도아리랑』, 『하늘산 땅골 이야기』, 『배고픈 웃음』, 『꽃동냥치』, 『국가 공인 미남』, 『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 등과 동화, 소설, 희곡집, 산문집 등 다수가 있다. 소설 『봄바람』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소설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은 고등학교 국어와 문학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1996년 불교문학상, 2018년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다. 택배 상자 속의 어머니 / 박상률 서울 과낙구 실님이동. 소리 나는 대로 꼬불꼬불 적힌 아들네 주소. 칠순 어머니 글씨다. 용케도 택배 상자는 꼬불꼬불 옆길로 새지 않고 남도 그 먼..

임동확 시인 1959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 국문과 및 같은 대학원, 서강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7년 시집 『매장시편』을 펴내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살아있는 날들의 비망록』, 『운주사 가는 길』, 『벽을 문으로』, 『처음 사랑을 느꼈다』, 『나는 오래전에도 여기 있었다』,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 『길은 한사코 길을 그리워한다』, 시론집으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매장시편』 『누군가 간절히 나를 부를 때』, 시 해설집 『우린 모두 시인으로 태어났다』 등이 있다. 나의 애국가 / 임동확 이제 우리들의 애국가를 ‘봄날은 간다’로 하자// 더 이상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보우하는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던 날의 까닭 모를 서글..

임경섭 시인 1981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200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죄책감』, 『우리는 살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가 있다. 진열장의 내력 / 임경섭 누르면 툭- 하고 떨어지는/ 아침, 샴푸 통 마지막 남은 몇 방울의 졸음 있는 힘껏 짜낸/ 김 대리는 네모반듯하게 건물 속으로 들어가/ 차곡차곡 쌓인다 날마다 김 대리의 자리는 한 블록씩 깊어진다/ 아래층 이 과장은 한 박스 서류뭉치로 처분되었다지/ 누군가 음료수를 뽑아 마실 때마다 덜컹 내려앉는 일과,/ 버려질 것을 아는 이들도 사방으로 설계된 빌딩 속으로/ 차례대로 몸을 누인다/ 모든 가게의 비밀은 진열장에 숨어 있다/ 이리저리 굴러다녀야 할 것들을..

이원하 시인 1989년 서울 출생. 연희미용고 졸업. 송담대학 컬러리스트과 졸업.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에세이 『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을 펴냈다.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 이원하 유월의 제주/ 종달리에 핀 수국이 살이 찌면/ 그리고 밤이 오면 수국 한 알을 따서/ 착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실 거예요/ 수국의 즙 같은 말투를 가지고 싶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매일 수국을 감시합니다/ 나에게 바짝 다가오세요/ 혼자 살면서 나를 빼곡히 알게 되었어요/ 화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매일 큰 그림을 그리거든요/ 그래서 애인이 없나봐요/ 나의 정체는 끝이 없어요/ 제주에 온 많은 여행자들을 볼 때면/ 내 뒤에 놓인 물그릇이 자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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